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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테크캠프 프로의 9주간 교육과정이 모두 끝났다.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교육 4주 차에 다니고 있던 회사마저 때려치웠다.

그 결과 지난주 발표된 우수 수료생 명단에 나도 포함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왜 이 교육을 받았는지, 무엇을 위해서 이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크게 망각하고 있던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왜 이 교육을 받으셨나요?" 라고 묻는다면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요." 라고 답변할 것 같다.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누군가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행복일 수 있고, 누군가는 작은 돈을 벌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또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저녁밥을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큰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내가 추구한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찾던 행복은 무엇일까?

어제 우연히 유튜브에서 어느 직장인의 세바시 강연 을 보게 되었는데, 주제가 "행복할 이유를 찾아드립니다." 였다.

강연자의 회사 모니터에는 "언젠간 짤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내 머리가 띵해졌다.

아내와 딸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특히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교육받으면서 아내와 다툼이 잦았다.

나는 교육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내가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주길 바랬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교육을 받는 조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던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무엇보다 소중히 해야 할 가족들을 항상 뒷전으로 밀어 두고,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 차서 내가 갖고 싶은 물건에만 관심을 가지거나, 괜한 일 욕심부려 밤새워가며 일을 해서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해왔다. 이번 교육도 마찬가지다.

내가 성장하여 좋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는 핑곗거리를 앞세워, 내 성장 욕심만 채우려고 했을 뿐이다. 이런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내가 결혼하지 않은 솔로였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이 있다.

다음 주에는 딸아이의 방학이 시작된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는 바쁜 와중에도 딸아이의 방학기간에 휴가를 내어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가일정이 우형 기술면접 일정과 겹쳤다. 이번에도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따라가지 말고 남아서 기술면접을 준비해야하나? 아니면 딸아이와의 여름방학 시간에 충실해야하나? 이런 고민이 안들수가 없다.

면접에 잘보여서 이직에 성공하는것도 좋지만, 영원히 기억될 내 아이와의 소중한 추억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다행히도 면접 일정을 조정 가능하다는 메일을 받기는 했다. 남은 기간 면접준비를 하면 좀 더 잘 보일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어디 오로지 내 본래의 모습이랴... 아닐것이다. 그동안 내가 개발자로 살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들을 바탕으로 솔직한 면접을 보는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면접에서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것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기술적으로 배운것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워라밸의 중요성과 워라밸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조금이나마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행복을 위해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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